4개월여를 질질끌어왔던 동부증권의 차세대시스템 사업자 선정이 슬슬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애초에는 단순한 증권사의 차세대사업이었지만 그 전개과정을 보면 그리 순탄치 않았음을 느낄수 있다.

삼성SDS와 SK C&C가 정면대결을 펼쳤는데 업계에선 단순한 기술력 싸움이 아닌 영업력 싸움과 정치논리로 귀결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어찌됐던 동부증권의 결정은 동부CNI를 주사업자로 그리고 SK C&C는 동부CNI와 계약하는 모양새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동부CNI는 이번 사업자 선정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가 막판에 쌩뚱맞게 튀어나온 형국이 됐다. 결과적으로 업계에서 제기되던 의구심(?)이 일부분 맞았다는 반증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술력과 영업력, 그리고 정치논리 사이에서 쌍방(?)이 윈윈하는 방식으로 결정된 듯 하다.

재미있는 것은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았던 동부CNI가 동부생명, 동부증권 2개 계열사의 차세대사업을 모두 떠앉았다는 것이다.

또한 둘다 좋지않은 선례(?)를 가졌다는 점에서도 마치 동부CNI가 그룹사의 골치덩이 프로젝트를 떠앉는 모양새라 IT서비스당당으로서 기분이 썩 좋지많은 않다.



2009/09/22 10:17 2009/09/22 10:17

금융권에선 최근 고객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마케팅 방법 모색이 화두다. 기존에는 객장에 찾아온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이 가능했지만 전자금융거래의 빈도가 높아지면서 객장에 손님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때문에 온라인 고객을 분석해 그들에게 맞는 맞춤형 마케팅을 위한 CRM 업그레이드와 고객 분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 런데 금융권의 고민은 금융권에서만 끝나지 않은 모양이다. 전혀 다른 산업군이라 할 수 있는 게임시장에서도 이러한 고객 분석 시스템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 만난 분석 솔루션 업체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니 BI와 DW로 대변되는 정보계 시스템이 이제 게임산업에까지 파고들고 있다.

‘아이온’,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같은 온라인 게임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만 해도 국내시장에서 게임산업은 돈이 될 수 없는 산업이었다. 불법복제가 만연한 국내 시장의 특성상 대규모 개발비를 투입하며 출시한 게임이 바로 복제되는 악순환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의 성공은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바꾸어놓았다. 월별 과금이나 정액제, 부분 유료화 등 다양한 지불방식이 시도되면서 온라인 게임을 둘러싼 수익모델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수 익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 IT업계에서 게임업체는 속된 말로 ‘봉’이라고 할 수 있다. 원활한 접속과 끊김 없는 게임 진행이 필수이다 보니 게임업체들의 서버 등 하드웨어 투자는 그 규모를 달리한다. 특히 이들 게임업체는 최근 업계에서 유행하는 ‘가상화’, ‘클라우드 컴퓨팅’에서는 소외돼 있다.

총알이 많으니 문제가 되면 서버를 더 들여놓으면 된다는 것이다. 구태여 복잡한(?) 솔루션을 도입해 해결할 필요가 없다는 단순한 생각은 그동안 게임업계에 만연해있었다.

그런데 최근 게임업계에서 지능적인 경영을 위한 시스템이 속속 도입될 전망이다. 최근 금융권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고객 분석과 이를 연계한 시스템 구성 등이 전혀 다른 분야인 게임산업에 까지 확대된다는 것이다.

발단은 이렇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같은 온라인 게임의 수익구조는 간단하다. 사용자는 매월 일정 사용료를 내고 게임에 접속해서 게임을 즐기고 게임업체는 이 사용료를 수익으로 잡는다.

따 라서 게임업체가 수익을 내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사용자가 매달 결제를 할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게임업체는 정기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도전과제를 제시한다던지 아니면 이벤트 행사를 통해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런데 특정 게임을 하다가 그 게임을 더 이상 하지 않는 사용자들의 이유를 가만히 살펴보면 어느 순간 게임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게 돼 이것이 그 게임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과 거에 ‘디아블로2’라는 게임이 있었다. 패키지 게임이었기 때문에 온라인 게임과 단순한 비교는 무리지만 이 게임의 미션 중에 ‘바바 3형제’ 라는 퀘스트가 있었다. 쉽게 말해 3명의 보스급 캐릭터를 동시에 공략해야 하는 것인데 이 퀘스트가 꽤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일부 유저들은 바바 3형제 앞에서 게임을 접었다는 소리도 들렸다. 만약 이러한 게임이 온라인게임이었다면 어땠을까? 매월 결제를 하고 게임을 하는 사용자가 이러한 어려운 퀘스트앞에서 게임에 싫증을 낼 수 있는 개연성은 높다.

게임업체로선 쉽지 않은 퀘스트를 게임 내에 삽입하면서 결과적으로 한명의 고객을 잃게 된것이다.

게임업체들이 지능적이 돼가고 있다는 것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게임업체들은 그동안 주먹구구식으로 전개해왔던 마케팅에서 벗어나 게임 자체를 분석하고 이를 고객과 연계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의 게임 성향을 분석해 어느 퀘스트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또 몇 레벨에 올랐을때 게임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는 지를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 업데이트에 이를 게임에 반영하게 된다.

사용자는 게임이 특정 부분에서 너무 어려워 게임을 그만할까 생각하지만 다음 업데이트에선 이러한 부분이 수정돼 결국 게임을 지속적으로 즐기게 된다.

최근 다양해지고 있는 게임업계 과금방식은 이러한 고객에 대한 분석을 더욱 복잡하게 한다.

게임 유료화 모델 중에 부분 유료화라는 것이 있다. 게임 자체는 무료로 즐기되 게임 진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특정 아이템을 유료로 결제하게끔 하는 것이다.

여기서도 치밀한 고객 분석이 들어간다. 고객이 어떤 아이템을 선호하는지 어떤 아이템의 사용 빈도가 게임의 어느 순간에 늘어나는지를 분석해 게임에 적용하는 것이다.

업체들의 모든 활동이 결국 대고객 서비스의 향상에 맞춰져 있는 것 같지만 결국 수익 창출의 극대화를 위한 몸부림이라고 볼 수 있다.

차 세대시스템이라는 용어는 그동안 금융권에서 자주 쓰이던 말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차세대라는 용어가 이제는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계에 국한되긴 하겠지만 차세대 시스템의 게임업계 공략도 앞으로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듯하다. 


 

2009/09/21 09:08 2009/09/21 09:08

건국 이래 최대의 데이터센터 이전작업(물론 그들의 주장이다)이라는 우리금융그룹의 데이터센터 이전이 다음달로 다가왔다.

총 8차로 나뉘어 진행되는 이번 이전작업은 테스트 장비를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진행되는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이전 작업이다.

본격적인 서버와 같은 하드웨어 이전은 11월부터지만 10월 말 테스트 장비가 먼저 상암동 IDC에 자리를 틀게 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내년 2월에 예정돼 있는 우리은행 메인프레임 이전 작업이다.

6차 이전작업으로 기록될 메인프레임 이전 작업은 잠실에 위치한 데이터 센터의 한쪽 벽면을 헐어 메인프레임을 분해하지 않고 그대로 들어내게 된다.

처음에는 건물의 한쪽 벽면을 통째로 헐어 모든 서버를 옮기는 줄 알았는데 관계자 얘기를 들어보니 한 층에 서버가 드나들 정도로만 벽을 허물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정보시스템 관계자는 내년 1월부터 벽을 허무는 작업에 들어간다고 하니 1월 중순 경 우리금융그룹의 잠실 전산센터에 가면 멀쩡한 벽을 허무는 진귀한(?) 장면을 볼 수 있을 듯 하다.
 
어쨌든 내년 2월 설 기간에 우리은행의 메인프레임은 건물 벽을 통과하는 묘기를 보여준 후 상암동 데이터센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다.

벽을 허무는 이유는 간단하다. 보통 데이터센터 이전 작업을 할 때는 서버를 분해해 이동하게 된다. 덩치 큰 서버를 들어서 나른다는 것은 상상도 못하거니와 이동시키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벽을 허물어서까지 극단적으로 서버를 이동하는 사례 또한 흔치않다.

하지만 민감한 전자제품 패키지 박스에 ‘취급주의’가 붙어있는 것 처럼 하물며 우리은행의 장사 밑천인 모든 정보가 담겨있는 메인프레임을 움직이는 데 각고의 주의

가 기울여질 것은 뻔한 사실이다.
때문에 멀쩡히 잘 돌아가는 서버를 굳이 분해해서 다시 조립하는 위험을 부담하기 보다는 차라리 통 크게 통째로 이동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이 동과정도 흥미롭다. 자세히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서버와 같은 진동에 민감한 제품은 무진동 차량을 통해 운반되며 규정 속도도 준수해야 한다고 한다. 평균 40km 내외로 알려져 있는데 잠실에서 상암동까지 짧지 않은 거리인 만큼 교통 체증유발을 피하기 위해 주로 야간에 이동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어쩔 수 없이 주간에 이동할 경우 경찰의 호위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하니 서버하나 이동하는데 웬 호들갑이냐는 반응이 나올 수 도 있을 것 같다.

하 지만 1967년 국내 최초의 컴퓨터인 후지쯔의 ‘화콤(FACOM222)’이 설치장소인 한국생산성본부로 이동할 때의 모습<사진>을 보면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예나 지금이나 컴퓨터가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번 우리금융그룹의 데이터 센터 이전작업에서 1967년처럼 거리에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신기한 눈길로 줄지어 늘어선 컨테이너 트럭을 바라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컴퓨터를 둘러싼 대역사가 수면아래서나마 다시 한번 되풀이된다는 점에서 흥미롭기 그지 없는 것은 사실이다. 

<사진>1967년 3월24일에 들여와 5월 14일에 가동을 시작한 화콤222의 한국생산성본부 이동 모습


 

2009/09/21 08:59 2009/09/21 0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