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모토롤라 모빌리티 인수와 HP의 PC사업 분사 결정으로 인해 IT업계의 인수합병(M&A)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해외뿐만 아니다. 삼성전자도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부르짖으며 적극적인 M&A 행보에 나섰음을 공표하고 나선 상태다.
인수합병은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확실한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HP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인수합병이 항상 기업에 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 인수합병은 기업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과 같은 존재다.
국내 IT서비스 업계에서도 최근 몇 년간 인수합병 소식이 심심치 않게 이어져왔다. IT서비스업계는 그동안 고질적으로 지적되던 그룹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경쟁력 확보를 위한 M&A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왔다.
이에 따라 IT서비스업계에선 최근 몇 년 새 M&A 소식이 끊임없이 나오기도 했다. 물론 M&A에 성공한 기업도 있었고 실패한 기업도 있었다. M&A에 성공했다고 해서 성공한 M&A였는지를 평가하기에는 아직은 의문부호가 있는 기업들도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2010년 현대정보기술을 전격 인수했다. 롯데정보통신은 롯데그룹의 SI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시큐아이닷컴 출신의 오경수 대표 취임이후 적극적으로 외부사업 확대에 골몰해왔다.
롯데정보통신은 보안 컨설팅 사업과 LED 사업 등 지속적인 외부 사업 확대를 꾀해왔다. 하지만 현대정보기술 인수를 통해 비로소 해외 금융IT 시장을 비롯한 다양한 외부사업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
현대정보기술은 국내 IT서비스 시장의 1세대 기업으로 그 저력이 만만치 않았지만 현대그룹의 분열로 인해 IT서비스업체의 가장 중요한 매출 요인인 ‘그룹 내 매출’이 거의 전무한 상황이었다. 자연히 외부사업 확대에 일찍이 눈을 떠 이를 강화해왔지만 일정 부분 한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롯데정보통신과의 합병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한 외부사업 강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롯데정보통신은 현대정보기술의 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와 해외사업 영업기반, 그리고 헬스케어 시장 경험 등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I&C는 신세계그룹의 IT계열사로서 역시 신세계그룹의 IT지원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글로벌 벤더들의 제품을 유통하는 유통사업에 적극 나서는 등 사업 외연 확대에 골몰하고 있다.
M&A 부분에서 가장 주목됐던 것은 최근 물류 IT시장에서 주목받던 매물이었던 케이엘넷 인수전에 참여한 것이었다. 24일 케이컨소시엄이 우선협상매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일단락 된 케이엘넷 매각 사업은 IT서비스 업계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아왔다.
케이엘넷은 국가기간전산망인 종합물류정보전산망 전담사업자로서 물류자동화망의 시스템 구축에서 서비스 제공까지 전담해 수행하는 업체다. 특히 물류분야를 중심으로 전자문서중계서비스(EDI)를 기반으로 한 전자물류서비스 외에 LED사업은 물론 전자세금계산서 서비스도 갖추고 있어 시장에 매물로 나왔던 초기 삼성SDS 등 IT서비스업체들의 인수전 참여가 점쳐지기도 했다.
신세계I&C는 4차례에 걸쳐 이어진 케이엘넷 매각 작업에서 2차 사업에 참여했다. 2차 매각에선 신세계I&C가 단독으로 입찰했으나 단독 입찰시 유찰된다는 조항에 걸려 매각성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3차 매각작업에서 입찰을 포기한 신세계I&C가 2차 매각에 성공했다면 유통 및 물류 분야에서 새로운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IT서비스 업계에서 M&A에 적극적으로 나서온 곳은 삼성SDS다. 삼성SDS는 지난 2010년 국내 소프트웨어의 자존심으로 불려왔던 티맥스코어 인수를 비롯해 미라콤아이앤씨, EXE CNT 등 각 솔루션 및 서비스 분야 업체들을 인수합병해 왔다.
근래에 들어 가장 주목받았던 M&A 움직임은 2011년 M&A 시장의 최대 매물이었던 대한통운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것이다.
결국 실패로 돌아갔지만 삼성SDS의 대한통운 인수전 참여는 IT서비스업체의 인수대상 매물이 IT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줬다. IT를 기반으로 기업의 경쟁력 확보가 가속화되면서 IT가 중요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기업은 IT서비스업체의 M&A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앞서 신세계I&C가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케이엘넷의 매각 작업에 가장 먼저 거론됐던 IT서비스업체가 바로 삼성SDS였다. 당시 실제 M&A 시장에 뛰어들진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삼성SDS가 물류 IT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사실임이 드러났다. 물론 그 스케일은 그 궤를 달리했지만 말이다.
삼성SDS의 인수합병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IT업계 M&A 시장에선 1순위로 거론될 만큼 업계의 기대(?)도 크다. 1위 기업인만큼 행보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SK C&C는 M&A 시장에선 그동안 잠잠해왔다. 인포섹과 누리솔루션 등 그동안 M&A 시장보다는 지분 투자를 통한 경영참여 정도에 국한돼왔다. 하지만 SK C&C도 올해부터는 M&A에 대해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다.
SK C&C 정철길 사장은 연초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되는 업체가 있다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업체까지 포함해 M&A(인수합병)을 적극 검토 중”이라며 “그러나 단순히 외형을 늘리기 위해 우리와 비슷한 IT 서비스업종을 M&A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LG CNS도 기본적으로 M&A에 대해선 열린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에서 LG CNS 김대훈 사장은 “M&A 관련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 이르기까지 검토를 하고 있다. 다만 단기간에 결론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LG CNS가 LG 유플러스와의 합병설에 꾸준히 시달려온 만큼 적극적으로 M&A 시장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진 않다.
중견 IT서비스업체들도 M&A 시장에서 꾸준한 행보를 보여왔다.
동양시스템즈는 2010년 KTFDS를 인수하면서 금융 IT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동양시스템즈는 동양그룹의 SI사업을 전담해왔지만 그중에서도 동양종합금융증권, 동양생명 등 동양그룹의 금융계열사들을 대상으로 큰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금융IT시장에서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확장을 꾀하던 동양시스템즈는 제일은행의 IT시스템 운영 아웃소싱을 전담하던 KTFDS 인수를 통해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한 대형 금융권 진출을 꾀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소득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그룹사 대상 대형 프로젝트가 끝난 이후 이를 이어갈 만한 프로젝트를 따내지 못하고 있다.
의욕적으로 1금융 IT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지만 IT서비스 빅3의 아성을 무너뜨리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내년 3월이면 제일은행과의 IT아웃소싱 계약이 끝나는 시점이어서 3월 이후가 KTFDS 인수의 성공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우정보시스템은 한 때 인수합병 시장에서 이슈를 주도하던 업체였다. 가장 큰 이슈를 끈 것은 지난 2007년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EDS와의 합병설이었다. 한국 시장의 재진출을 노리던 EDS가 대우정보시스템 인수를 통해 국내 진출을 꾀하면서다.
결과적으로는 EDS와 대우정보시스템이 조인트벤처인 DIS-EDS를 설립하면서 일단락됐다. EDS가 HP에 인수되면서 현재 HP-DIS로 사명이 바뀐 상황으로 지분은 그대로 HP가 51%, 대우정보시스템이 49%를 보유하고 있다.
이후 대우정보시스템은 7건의 M&A를 통해 업무분야를 확장해왔다. 하지만 규모면에서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주로 기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경쟁력 있는 업체들을 인수하는데 주력했다.
쌍용정보통신은 M&A 매물로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사실 그룹의 지원을 받기 어려워진 IT서비스업체들은 지속적으로 M&A설에 휩싸이곤 했다. 쌍용정보통신도 그 중의 하나로 특히 최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로 스포츠SI 분야에 대한 강점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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