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이래 최대의 데이터센터 이전작업(물론 그들의 주장이다)이라는 우리금융그룹의 데이터센터 이전이 다음달로 다가왔다.

총 8차로 나뉘어 진행되는 이번 이전작업은 테스트 장비를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진행되는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이전 작업이다.

본격적인 서버와 같은 하드웨어 이전은 11월부터지만 10월 말 테스트 장비가 먼저 상암동 IDC에 자리를 틀게 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내년 2월에 예정돼 있는 우리은행 메인프레임 이전 작업이다.

6차 이전작업으로 기록될 메인프레임 이전 작업은 잠실에 위치한 데이터 센터의 한쪽 벽면을 헐어 메인프레임을 분해하지 않고 그대로 들어내게 된다.

처음에는 건물의 한쪽 벽면을 통째로 헐어 모든 서버를 옮기는 줄 알았는데 관계자 얘기를 들어보니 한 층에 서버가 드나들 정도로만 벽을 허물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정보시스템 관계자는 내년 1월부터 벽을 허무는 작업에 들어간다고 하니 1월 중순 경 우리금융그룹의 잠실 전산센터에 가면 멀쩡한 벽을 허무는 진귀한(?) 장면을 볼 수 있을 듯 하다.
 
어쨌든 내년 2월 설 기간에 우리은행의 메인프레임은 건물 벽을 통과하는 묘기를 보여준 후 상암동 데이터센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다.

벽을 허무는 이유는 간단하다. 보통 데이터센터 이전 작업을 할 때는 서버를 분해해 이동하게 된다. 덩치 큰 서버를 들어서 나른다는 것은 상상도 못하거니와 이동시키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벽을 허물어서까지 극단적으로 서버를 이동하는 사례 또한 흔치않다.

하지만 민감한 전자제품 패키지 박스에 ‘취급주의’가 붙어있는 것 처럼 하물며 우리은행의 장사 밑천인 모든 정보가 담겨있는 메인프레임을 움직이는 데 각고의 주의

가 기울여질 것은 뻔한 사실이다.
때문에 멀쩡히 잘 돌아가는 서버를 굳이 분해해서 다시 조립하는 위험을 부담하기 보다는 차라리 통 크게 통째로 이동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이 동과정도 흥미롭다. 자세히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서버와 같은 진동에 민감한 제품은 무진동 차량을 통해 운반되며 규정 속도도 준수해야 한다고 한다. 평균 40km 내외로 알려져 있는데 잠실에서 상암동까지 짧지 않은 거리인 만큼 교통 체증유발을 피하기 위해 주로 야간에 이동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어쩔 수 없이 주간에 이동할 경우 경찰의 호위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하니 서버하나 이동하는데 웬 호들갑이냐는 반응이 나올 수 도 있을 것 같다.

하 지만 1967년 국내 최초의 컴퓨터인 후지쯔의 ‘화콤(FACOM222)’이 설치장소인 한국생산성본부로 이동할 때의 모습<사진>을 보면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예나 지금이나 컴퓨터가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번 우리금융그룹의 데이터 센터 이전작업에서 1967년처럼 거리에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신기한 눈길로 줄지어 늘어선 컨테이너 트럭을 바라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컴퓨터를 둘러싼 대역사가 수면아래서나마 다시 한번 되풀이된다는 점에서 흥미롭기 그지 없는 것은 사실이다. 

<사진>1967년 3월24일에 들여와 5월 14일에 가동을 시작한 화콤222의 한국생산성본부 이동 모습


 

2009/09/21 08:59 2009/09/2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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