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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가전전시회(IFA)에서 스마트폰 업체들의 전략제품이 연이어 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에서 고음질음원 재생 기능 탑재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MP3 플레이어 업체들이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는 고음질음원 시장에서도 과거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MP3 플레이어 시장의 몰락이 재현될지 우려된다.


IFA에서 소니는 ‘엑스페리아Z3’, ‘엑스페리아 Z3 컴팩트’ 두 가지 모델의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두 기종 모두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High Resolution Audio)를 헤드폰 잭을 통해 직접 출력하고, 소니의 ‘DSEE HX’ 기술이 적용돼 저음질 음악 파일(MP3, AAC)을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에 가까운 음질로 들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앞서 LG가 전략 스마트폰 인 ‘G2’를 통해 고음질음원 재생기능을 선보인 이래 스마트폰에서 고음질음원 재생기능은 이제 대세가 되는 분위기다.


과거 피쳐폰 시절에 MP3 기능이 탑재됐을 때 당시 전성기를 구가하던 MP3 플레이어 업체들은 ‘품질’이 다르다며 시장 잠식우려가 크지 않다고 주장했었다. 실제로 당시 피쳐폰에서 MP3 재생은 단순히 재생이 지원되는 수준에 그쳤었다.  


MP3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는 음장효과와 유저 인터페이스(UI) 등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확산되고 사실상 MP3 플레이어의 모든 기능을 스마트폰이 구현하면서 MP3 플레이어 업체들의 시대는 저물어갔다.


이후 이들 업체들은 내비게이션, 액세서리 시장에 뛰어들며 재기를 모색해 왔다. 그러던 와중 아이리버가 고음질음원 재생이 가능한 ‘아스텔앤컨’ 제품을 출시하며 이들 업체들에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듯 했다.


현재 아이리버 뿐만 아니라 코원 등 전통의 MP3 플레이어 시대의 강자를 비롯해 대만, 중국, 일본 등 고음질음원 플레이어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며 시장이 확산되는 추세다.


하지만 스마트폰에서 고음질음원 재생이 가능해지면서 MP3 플레이어의 몰락이 재현될지 주목된다. 고음질음원 플레이어 진영에서는 고음질 음원 재생을 원하는 고객들은 이른바 ‘충성도’가 높아 독자적인 시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얘기한다.


하지만 과거 MP3플레이어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수렴되는 과정에서도 업체들은 비슷한 논리를 내세운 바 있다. 현재로선 단품으로서의 고음질음원 플레이어가 가지는 음악성과 재생기능을 스마트폰이 따라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소니처럼 독자적인 고음질음원 플레이어 라인업을 유지하면서 한편으로 엔트리급 기능을 스마트폰에 이식하는 업체들이 나올 수 록 시장의 무게 추는 스마트폰 진영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모바일 시대에 두개의 디바이스를 가지고 다니는데 사용자들은 익숙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능이 어느정도 받쳐준다는 전제 아래서는 스마트폰의 완승이 점쳐진다.


최근 아이리버는 실적 발표를 통해 5년만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아이리버는 이번 흑자 달성의 원인으로 2012년 첫 출시한 이후 급성장한 고음질 음악 재생기 아스텔앤컨이 일본·홍콩·미국·유럽 등 30개국에 수출되는 등 판매 호조를 보인다는 점을 들었다.


끈질긴 생명력으로 명맥을 유지해오던 MP3 플레이어업체들은 고음질음원 시장이라는 돌파구로 반전에 성공했지만 과거 MP3 플레이어 시절의 악몽이 재현되지 않을지 걱정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14/09/04 10:51 2014/09/0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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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SK텔레콤은 아남전자와 휴대용 고음질 ‘와이파이(WiFi) 오디오’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향후 개발될 와이파이 오디오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을 개척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양사가 처음으로 시장에 내놓을 제품은 와이파이 오디오다. 와이파이 오디오는 사실 생소한 단어다. 단어대로 풀어보면 무선 환경을 지원하는 오디오 정도로 이해되는데 사실 업계에선 이러한 방식을 ‘네트워크 플레이어(Network Player)’로 얘기하고 있다.


최근 생산되고 있는 일반 오디오의 경우 대부분 와이파이를 통한 음원재생을 지원하고 있다. 사용자들의 디지털 음악 감상 패턴이 음원 다운로드 보다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사용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음원을 다운해 오디오에서 듣기 위해선 저장장치가 필요하고 PC에 음원이 저장돼 있을 경우 이를 USB와 같은 휴대용 저장장치에 옮겨서 오디오에 연결해야 하는 불편함이 뒤따른다.


하지만 네트워크 오디오는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음원을 그대로 재생하기만 하면 되는 만큼 음원 저장에 있어 골치를 썩을 필요가 없다. 음원 선택의 폭도 넓다. 일반적인 네트워크 오디오 환경에선 온라인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가 카테고리별로 제공하는 음악을 듣게 돼 음원 선택이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SK텔레콤과 아남전자가 선보일 와이파이 오디오에선 SK텔레콤의 음원 서비스인 ‘멜론’의 동기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모바일이나 PC환경에서 미리 지정해놓은 음원 선곡을 오디오에서 재생하거나 스마트폰에 있는 재생목록을 네트워크 오디오로 보내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다.


SK텔레콤으로선 ‘멜론’을 플랫폼으로 ‘네트워크 오디오’를 디바이스로 하는 새로운 가정용 오디오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물론 네트워크 오디오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가전은 물론, IT업계, 하이엔드 오디오 업계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황으로 그리 녹록치 많은 않다. 하지만 독자 스트리밍 서비스 역량을 가지고 있는 SK텔레콤이 어떤 결과물을 내놓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음원 스트리밍 시장은 그 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글로벌 IT업체들도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애플이 ‘닥터 드레’ 헤드폰으로 유명한 비츠 일렉트로닉을 인수한 이유도 헤드폰이라는 하드웨어보다 스트리밍 서비스에 좀 더 관심을 가져서 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SK텔레콤이 인수한 아이리버의 경우도 고음질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그루버스’를 론칭, 운영하고 있다. PC에서의 재생뿐만 아니라 자사의 고음질음원 플레이어인 ‘아스텔앤컨’에서도 재생이 가능하도록 신제품도 출시했다.


네트워크 환경만 원활하면 고음질음원도 얼마든지 스트리밍 형태로 서비스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는 디지털 음원 시장이 소유에서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전통적으로 음원은 레코드-테이프-CD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항상 수집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디지털 음원 시대로 넘어오면서 음악은 소유의 개념보다는 서비스, 그리고 자신의 감성을 공유할 수 있는 ‘소셜’ 개념의 접목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4/07/31 13:19 2014/07/31 13:19
미국 샌디에고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되는 제25회 테라데이타 파트너스 컨퍼런스 참석차 현지에 와있습니다.

미국까지 온김에 아이패드를 구매하려고 패션밸리라는 곳에 갔는데요. 쉽게말하면 코엑스몰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애플스토어는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요. 옆에 나란히 마이크로소프트 매장이 위치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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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 애플스토어 전경, 아래 MS스토어 전경>

국내에서도 애플스토어는 본적이 있지만 MS스토어(?)는 처음 봐서 무척 신기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매장은 자사 OS기반의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XBOX 360 등 게임기 등이 전시된 매장입니다. MS와 관련된 다양한 제품을 한군데 모아놓았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두 매장의 분위기가 묘하게 달랐다는 점입니다. 이에 간단한 소감을 글로 써볼까 합니다.

먼저 말해둘것은 제가 매장에 방문했을 당시의 분위기라는 것입니다. 다른날에는 매장의 분위기가 다를 수 도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선 애플스토어에는 그야말로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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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스토어 매장 안 풍경>

특히 최근 11인치와 13인치 맥북에어가 출시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더 높아진 것 같습니다. 맥북에어는 애플스토어 입구에 배치돼있더군요.

그리고 아이패드는 대략 20대 정도가 매장에서 써볼수 있게 전시돼있었는데요. 흥미로운 것은 어른이나 아이나 할것 없이 아이패드를 구경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아이패드를 통해 '위룰(We Rule)'이나 '팜빌(FarmVille)'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게임에 푹 빠져 있더군요.

한가지 더 아이패드를 구매하니 매장 직원이 아이폰으로 결제를 진행해 신기했습니다. 아이폰에 POS 기능이 있는 범퍼를 씌워 사용하고 있었는데 상당히 편리해 보였습니다.

한편 MS매장은 다소 한산했습니다. 매장 인테리어는 벽 둘레를 모두 디지털사이니지를 설치해놔 좀 더 첨단의 느낌이었는데요. 사람들은 별 관심이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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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스토어 매장. 다소 한산한 분위기였다>

노트북, PC, XBOX 등 다양한 MS 기반 제품이 전시돼다 보니 약간 산만한 느낌도 있었는데요. 그나마 사람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던 제품은 윈도폰 7 기반 스마트폰 이었습니다.

매장에는 최근 대만 HTC가 선보인 HD7이 전시돼고 있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HD7 옆에는 윈도 모바일 기반의 삼성의 옴니아도 전시돼있더군요.

그 다음으로 XBOX360 전시장이 사람들이 드문드문 있었는데요. 애플의 아이패드를 통해 정신없이 게임하던 아이들이 MS매장에는 보이지 않아 비교가 됐습니다.

매장들을 구경하다 보니 소니 매장도 있어서 들어가봤습니다.

소니는 최근 구글과 함께 선보인 인터넷 TV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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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밖에서부터 홍보하고 있는 소니의 구글TV>

실제로 매장안에서도 구글 TV 시연을 관심있게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리모콘으로 화면을 조작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미리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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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적으로 패션밸리에 위치한 IT업체들의 매장을 살펴봤는데요.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제가 매장에 방문한 시점에서의 분위기를 전달한 것으로 항상 이러한 분위기를 유지한다고는 말씀드리기 힘듭니다.

하지만 애플의 매장에서 아이패드를 통해 아이들이 게임을 하는 모습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SNS 게임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진다면 게임 콘텐츠로서의 가치도 상당히 높을 것이란 인상을 받았습니다.

한편 MS 매장의 경우 이거다 싶은 킬러 디바이스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디바이스 제조사가 아닌만큼 MS만의 DNA를 드러내는 제품을 찾기 힘들겠지만 다소 아쉬웠습니다.

소니의 경우 매장에 신형 PS3 무브 등 동작인식 게임 시연도 진행되고 있었지만 매장의 무게 중심은 구글 TV에 쏠려있는 느낌이었습니다.





 
2010/10/26 21:10 2010/10/26 21:10
최근 도요타의 리콜사태를 통해 기업의 영화가 언제까지나 계속될 수는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불과 1년전만 해도 도요타의 경영사례는 업체의 귀감이었고 도요타의 성공사례에 대한 언론의 기사는 꾸준히 생산된바 있습니다.


관용어구처럼 "도요타를 배워야 한다"는 말이 재계를 뒤흔든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리콜사태로 이해 도요타의 명성에도 오점이 생겼습니다. 물론 도요타가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나가느냐에 따라 기업의 위기관리에 좋은 사례를 남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IT분야에서 계속되는 영화를 누리다가 최근 어려움을 겪는 곳이 바로 소니입니다. 사실 워크맨 등 소니가 세계를 지배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물론 비디오 플레이어 시장에서 베타 방식을 고집하다가 VHS 진영에 지배권을 빼앗기는 등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소니의 디지털 디디바이스 시장 경쟁력은 알아주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소니의 위상은 예전과 같지 않습니다. 수익면에서도 삼성에 뒤쳐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삼성에선 오래전부터 일본을 뛰어넘었다고 자평하고 있기도 합니다.

소니가 왜 이렇게 됐을까요. LG경제연구원에서 이에 대한 흥미로운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애플과 소니의 갈림길’이라는 주제인데요.

최근 상종가를 치고 있는 애플과의 비교를 통해 소니가 처한 상황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있어 왕도는 없지만 미래에 대한 예측과 소비자를 고려한 정책이 중요한 듯 싶습니다.

물론 개방성이 중요한 것은 이루말할수 없습니다. 소니의 패쇄성이야 휴대용게임기 PSP의 저장매체인 UMD를 통해서 다시한번 세상에 떨친바 있습니다. 애플도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앱스토어라는 장터가 활성화되서 콘텐츠가 많은 것 같지만 그들만의 생태계이긴 합니다.

보고서 전문을 첨부하니 한번 살펴보시죠.

‘애플과 소니의 갈림길’

애플과 소니는 기기 간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겠다는 같은 꿈을 가졌지만 과거 10년간의 성과는 대조적이다. 양사의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살펴본다. 또한 최근 들어 기기간의 연결, 플랫폼 경쟁이 다시 논의되고 있는 데 과거 소니와 애플의 엇갈림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같은 꿈을 꾸다

2001년 1월 9일 샌프란시스코 맥월드. 스티브잡스는 그의 명연설 중 하나로 꼽히는 ‘디지털허브 전략’을 공개했다. “컴퓨터는 생산성의 시대, 인터넷의 시대를 넘어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의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맥은 모든 디지털 기기를 아우르는 디지털 허브가 될 것입니다.” 그로부터 약 10개월 후, 2001년 11월 12일 라스베거스 컴덱스. 소니의 CEO인 안도구니다케 회장 역시 ‘유비쿼터스 밸류 네트워크(Ubiquitous Value Network)’ 전략을 발표했다. “다가오는 브로드밴드 네트워킹은 점점 더 복잡해질 것입니다. 소니는 기기와 컨텐츠가 언제, 어디서든 연결될 수 있는 유비쿼터스밸류 네트워크를 만들 것입니다.”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애플과 소니의 꿈은 같았다. 모든 기기와 컨텐츠가 자유롭게 연결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만 9년. 애플과 소니는 그 꿈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갔을까?

소니와 애플의 엇갈린 10년

지난 9년 동안 애플은 컴퓨터와 셋톱박스, MP3 플레이어와 휴대전화, 그리고 태블릿 PC에 이르는 기기 포트폴리오와 음악, 영상, 서적을 아우르는 가장 강력한 컨텐츠 유통력을 갖춘 회사로 성장했다. 2009년(당해 9월 결산기준) 매출은 365억불로 2001년 대비 6배가 넘게 성장했고 2001년 0.5% 적자였던 영업이익률은 2009년 21%로 급증했다. 반면 소니는 고전의 연속이었다. 주력 제품이었던 TV 제품의 선두 지위는 한국 업체에 넘겨주었고, 플레이스테이션 3는 플레이스테이션 2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2009년12월 소니의 시가총액은 2001년 1월 시가총액의 35%에 불과하다. 지난 9년 간 매출증가율은 6%에 불과하며, 2009년 0.3% 적자(당해 3월 결산 기준)를 기록했다.

양사의 엇갈림에서 얻는 교훈

디지털 허브 전략을 발표할 때 애플은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회사였다. 브랜드 가치는 높았지만 시장 점유율이 너무 낮았다. 컴퓨터 제품, 맥 OS와 몇 가지 어플리케이션이 애플이 가진 것의 전부였다. 반면 소니는 음악과 영화 컨텐츠를 직접 제작했고, TV와 PC, 게임기, 휴대전화에 이르는 모든 기기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었다. 맥컴퓨터가 디지털 허브가 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장황한 설명을 해야 했던 잡스에 비해 안도 회장의 연설은 소니가 가진 것들을 연결하겠다는 말 자체로 명료했다. 그럼에도 양사의 명암이 이렇게 갈린 것은 어찌 보면 아이러니다. 이 아이러니로부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① 미래는 예측되지 않는다

소니는 시장을 예측하려 했고, 애플은 시장을 읽으려 했다. 소니는 기기 간의 연결이 반드시 올 것이라 전제하고 그것을 자신이 제일 먼저 이루려 했다. 반면 애플은 눈에 보이는 소비자의 니즈를 하나씩 이뤄가며 점진적으로 디지털 허브의 꿈으로 다가갔다.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시장을 예측하는 쪽에는 위험이 따른다. 미래를 그릴 수는 있으되, 지식과 상상력의 한계로 인해 과거의 관점을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니의 미래 시나리오는 이랬다. 모든 기기는 인터넷과 저장 매체로 연결되고, 디지털TV나 게임기가 여러 기기를 통제하는 허브가 된다. 컨텐츠는 인터넷과 저장매체를 통해 자유롭게 이동하고, 홈 네트워킹과 원격 제어와 같은 서비스도 이 플랫폼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특히, 비디오와 시디롬 표준 전쟁을 경험한 소니에게 메모리카드와 차세대 DVD는또 한번 거쳐야 하는 전장으로 여겨졌다. 다양한 기기를 중앙에서 통제하기 위해서 멀티코어를 가진 반도체인 셀 개발에도 착수했다.

그러나 예측은 빗나갔다. 인터넷의 발달과 컨텐츠의 디지털화로 저장매체의 중요성은 크게 감소했으며, 셀 반도체가 완성된 시점에도 기기 간의 연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기기간 연결을 통해 할 일들이 분명치 않은 상황에서소비자들은 기기를 연결하는 일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저장 매체는 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졌지만, 셀 반도체는 또 너무 앞서 갔다.

반면 애플은 처음부터 큰 그림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실제로 디지털 허브 전략을 발표하면서 애플이 소개한 제품은 고작 뮤직 플레이어인 아이튠스 였다. 그러나 아이튠스는 좋은 출발이 되었다. 아이튠스를 계기로 아이팟이 나왔고, 뮤직 스토어도 열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휴대전화가 아이팟을 대체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은 애플을 휴대전화 시장으로 이끌었다. 이러한 과정은 우연적인 필연인 동시에 필연적인 우연이었다. 어찌 보면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말했던 ‘점을 잇기(Connecting the dots)’와 유사하기도 하다.

② 지키려하는 순간 잃는다

모든 것을 소니 안에서 이루려는 폐쇄적인 태도를 취했던 소니는 이 전략에 발목을 잡혔고, 애플은 개방적인 전략을 통해 새로운 도약기를 맞았다.

소니는 경쟁사와 분명히 구분되는 차별화요소가 필요했다. 때문에 다른 제품보다 우월한 독자 표준 기술을 통해 소니가 가진 하드웨어와 컨텐츠의 울타리를 치고, 소니 안에서 편리함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나 소니만 지원하는 메모리스틱은 소니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불필요한 낭비였고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은 M P 3 대신 ATRAC(디지털 음악 포맷)만을 지원하여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반면 애플은 소니처럼 다양한 기기를 만들 형편이 못 되었다. 때문에 다른 기기들과의 호환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어찌보면 애플의 문화가 개방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가진 것이 없는 당시의 상황이 애플을 개방적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팟은 첫 제품이 소개된 지 3년 만인 2004년에 와서야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것은 2003년 말 윈도우용 아이튠스가 공개된 직후였다. 2003년 뮤직스토어를 오픈한 애플은 좀 더 많은 기기 사용자가 필요했고 윈도우 PC를 쓰는 소비자에게도 아이튠스를 열어주었어야 했을 것이다. 맥을 위해 만들어진 아이팟은 맥에서 벗어나면서 급성장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폰도 마찬가지다. 아이폰 1.0 버전은 매력적이지만 큰 혁신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다음 버전인 아이폰 3G가 개방형의 앱스토어를 열면서 돌풍이 시작되었다.

③ 조직 내부의 편견을 경계하라

그러나 좀 더 생각해 보자. 10년의 세월동안그간의 부진을 만회하고, 전세를 역전시킬 만한 기회와 역량이 소니에게 없었을까? 결과적으로만 생각한다면 최소한 한 번의 기회가 있었다. 애플의 아이폰과 같은 제품이 나왔다면 말이다. 그것이 아이폰처럼 개방적인 브라우징과 어플리케이션 사용 경험을 제공했다면, 우리는 아마 지금쯤 소니의 새로운 부상을 지켜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은 사실 컴퓨터다. 리눅스 기반의 소니 자체 OS로 작동하며, 게임 업체들은 소니가 제공한 개발 키트를 바탕으로 게임을 만든다. 아이폰의 에코 시스템과유사한 점이 많은 것이다. 소니가 만약 플레이스테이션과 유사한 운영 체계로 작동하는 휴대전화를 내놓았다면 소비자들은 좀 더 많은 게임을 이용하고자 OS 해킹을 시작했을 것이다.

소니는 (애플이 그랬던 것처럼 할 수 없이)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오픈하고 앱스토어를 열게 되었을 것이고, 이 제품은 아이폰의 좋은 대항마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플레이스테이션의 DNA를 물려받은 모바일 기기는 PSP, 그저 게임기였다.

왜 PSP는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이 되지 못했을까? 장담은 어렵지만 두 가지의 추측이 가능하다. 첫째는 플레이스테이션을 담당한 게임 사업부가 게임 이외의 다른 시장의가능성을 보지 못했을 가능성이다. 보았다 하더라도 게임기로서의 기능 제약, 컨텐츠의 유출 등 게임 사업의 방식과 휴대전화 사업의 특성이 맞지 않아 포기했는지도 모른다.

두 번째는 플레이스테이션 기반의 휴대전화가 소니 내부에서 기획되었지만, 소니 내부의 이견으로 무산되었을 가능성이다. 사실 소니가 PSP폰을 낼 것이라는 루머는 꽤 여러 차례 있었는데, 소니 에릭슨의 워크맨폰이나 사이버샷폰을 생각해보면 이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출시 주체가 누구인가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고, 비슷한 시기에 소니와 에릭슨의 결별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PSP를 휴대전화로 만드는 과정에서 소니 내부 조직 간의 사업 영역 문제와 갈등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애플은 이런 문제로부터 자유로웠다. 애플은 모든 기기 시장을 편견 없는 눈으로 볼 수 있었고, 내부 잡음으로 인한 실행력의 분산도 없었다. 컴퓨터 회사였던 애플이 음악 시장으로, 휴대전화 시장으로 거침없이 사업 영역을 이동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했던 배경으로 이러한 조직적 강점도 눈 여겨 봐야 한다.

④ 눈앞의 경쟁이 전부는 아니다

지난 10년 간 애플의 행보를 우리는 창의적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 창의성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왜 소니는 창의적이지 못했을까?10년의 세월 동안 애플이 했던 생각을 소니가 전혀 못한 것은 아닐 것이다. 과거 자료들을 보면 소니도 애플처럼 기기를 연결하는 소프트웨어나 유려한 인터페이스, 사용자 경험의 창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소니는 피 흘리는 경쟁 속에서 새로운 방식을 시도할 여유를 잃었고, 애플은 경쟁이 없는 시장에서 소비자와 대화했다. 애플은 조용히 때를 기다릴 수 있었지만, 소니는 좀 더 본질적인 질문을 할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휴대전화 개발을 최초로 생각한 것은 2002년이었다 한다. 그러나 아이폰은 2007년에서야 나왔다. 터치스크린 기술, 휴대전화 용으로 개발된 맥 OS, 이것을 구동할 수 있는 칩셋, 통신 사업자와의 원만한 협의 등 애플은 자신이 시장에 진입할 경우 풀어야 할 과제들을 해결하고 시장성을 검증하는데 5년의 시간을 썼다. 5년의 기다림과 테스트. 하루하루가 숨 가쁜 경쟁의 연속인 기업들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시간과 준비다.

반면에 소니는 사업의 크기만큼 많은 경쟁자들이 있었다. 저장매체 시장에서는 마쓰시다와 도시바, 게임 시장의 마이크로소프트와 닌텐도, TV 시장의 LG와 삼성, PC 시장의HP와 델까지, 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소니를 압박했다.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소니는 저장매체 시장에서의 다툼이 디지털 시대에 유효한지, 게임을 넘어서는 다른 시장의 가능성이 얼마나 큰 지 생각할 틈이 없었을 지도 모른다. 경쟁사의 추격 속에서 셀 반도체와 같은 제품은 뚜렷한 사용처가 보이지 않는다 해도 시급한 과제로 여겨졌을 것이다.

소니의 경쟁사들은 소니의 시장을 잠식한 것이 아니라, 시야와 사고의 폭을 좁히고, 과욕과 모험을 유도하면서 소니의 미래를 잠식했다.

⑤ 진짜 플랫폼은 소비자다

소니는 ‘기술적 연결’은 만들었으나, 애플은 ‘연결의 경험’을 만들면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로 인해 승기를 잡았다.

소니가 하려던 것은 일종의 세력 싸움이었다. 대부분의 기기가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으므로 표준을 선점하기 유리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최고의 세력을 가진 소니지만, 그들의 폐쇄성이 불편을 초래하자 소비자는 소니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애플은 아이튠스라는 보잘 것 없는 소프트웨어로 시작했을 뿐이다. 하지만 10년의 세월 동안 기능보완을 거듭한 아이튠스는 기기 간 연결의 원형을 보여준다. 애플의 모든 컨텐츠는 아이튠스를 거쳐 제공되며, 애플의 모든 기기는 아이튠스를 중심으로 연결되며, 동일한 인터페이스를 갖는다. 이러한 차이는 한번 만들어 출시하면 그만인 하드웨어와 업데이트의 연속인 소프트웨어의 사이클이 다르기 때문인 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무언가를 선택하여 이것을 플랫폼으로 키워 나가는 소비자의 힘이다. 기기와 서비스를 사용하는 주체가소비자이고, 이러한 선택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한, 지금 가지고 있는 경쟁 지위나 기술력은 부차적인 문제인지도 모른다. 소비자와의 관계를 어느 지점에서 만들어,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의 고민이 항상 먼저다.

소니는 그들의 힘으로 인위적인 연결을 만들려 했으나 실패했다. 하지만 애플은 소비자에게 실마리를 던졌고, 소비자가 연결의 그림을완성해 나갔다. 애플의 진짜 플랫폼은 하드웨어도, 소프트웨어도 아닌 애플의 소비자였다.

디지털 허브, 로망과 오만 사이의 줄타기

이제 마지막 질문을 던져보자. 디지털 허브, 혹은 유비쿼터스 밸류 네트워크란 이름으로 표현된 애플과 소니의 꿈은 과연 옳았던 것일까?

모든 기기를 연결하는 플랫폼에 대한 꿈은 2000년대 초반 전자 업계의 선두 주자들은모두 갖고 있던 꿈, 이른바 업계의 로망이었다. 플랫폼 장악에서 오는 독점적인 수익에 대한 기대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플랫폼이란 묘한 것이다. 그것이 하드웨어든, 소프트웨어든, 혹은 양자의 결합이든 간에 플랫폼이 갖는 본질적 속성은 ‘그안에서의 자유’다. 플랫폼 안에서 소비자들은 자유를 누리지만, 플랫폼 바깥의 것들과는 차단된다. 혹자는 모든 것이 개방된 플랫폼을 이야기하지만, 자신의 우위를 경쟁사로부터 지키고 싶은 것은 경쟁 속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면 버리기 힘든 천성이다.

앞서 소니와 애플의 차이로 폐쇄성과 개방성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소니의 유비쿼터스 밸류 네트워크 전략은 폐쇄적일 수밖에 없었다. 소니가 가진 자산이 경쟁사를 위해 사용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애플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이제 애플은 2001년의 소니와 비슷한 위치에 도달했다. 물론 수익률도 높고, 개별 컨텐츠가 아니라 유통망 자체를 잡고 있다는 점에서 당시의 소니보다 더 강력하다. 하지만 애플 안에서 충분히 여러 기기와 컨텐츠를 연결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2001년의 소니와 다르지 않다. 또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사업 영역이 정면으로 부딪히기 시작한 이상 경쟁이 없는 게임을 해왔던 지난 10년과는 상황이 다르다. 이제 애플은 무엇을 꿈꾸게 될까? 아이튠스의 개방성이 맥 OS의 폐쇄성으로 대치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 이후에도 애플이 지금까지 누렸던 건전한 행운을 지속할 수 있을 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하나의 플랫폼 위에서 기기와 컨텐츠가 연결된다면 ‘편리함’이라는 소비자 가치는 분명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를 위해 다른 기기나 서비스를 선택할 권리가 제한된다면 소비자들은 얻는 것이 많은 걸까, 잃는 것이 많은 걸까? 이 질문에 대해 ‘우리의 브랜드와 제공 가치를 생각할 때 얻는 것이 더 많다’라고 단언한다면 그것은 오만이다. 2001년의 소니가 그랬듯, 애플의 디지털 허브 전략은 로망과 오만의 경계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게 될 지도 모른다.

다시, 소니와 애플의 갈림길에서

최근 IT 업계는 새로운 플랫폼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수많은 컨텐츠와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며, 다종의 기기가하나의 플랫폼, 또는 서비스로 연결되는 멀티스크린 전략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킬러 서비스와 컨텐츠의 무기화, 배타적인 플랫폼 구축 등의 시나리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마치 10년을 돌아 소니와 애플이 섰던 출발점에 다시 선 것 같은 기분이다. 때문에 소니와 애플의 과거 행보는 시사 하는 바가 크다.

급변하는 시장일수록, 무리한 시장 예측과 배팅이 나오기 쉽다. 경쟁자들은 급박하게 움직이고, 지금까지 쌓아온 것이 한 순간에 변할 것 같은 조급함에 사로잡히기도 쉽다. 제한된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미래 예측으로 섣부른 전략을 만들고, 경쟁 우위를 지키고자 소비자 가치를 저버리고, 조직 논리에 빠져 새로운 기회를 보지 못하며, 경쟁의 압박으로 경영의 리듬을 잃는 것은 누구나 빠질 수 있는 함정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답은 소비자에게서 구해야 한다.

일례로, 독자 플랫폼으로 기기와 서비스를 연결하고, 경쟁사가 줄 수 없는 차별화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접근 방식은 위험할 수도 있다. 오히려 어떤 소비자 가치를 위해 기기를 연결해야 하며, 그것을 구현하기에 가장 적합한방식이 무엇인지를 거꾸로 질문해야 한다. 소니의 저장매체 전략이 인터넷으로 인해 빛을 잃었듯, 미래는 예측되지 않는 방식으로 움직이기 마련이고, 생각지 못한 대안적 기술과 서비스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금 해야 되며 할 수 있는 것을 통해 소비자와 대화하고, 시장을 읽어가는 자세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영역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잡을 수 있는 기회들이 떠오를 것이다. 경쟁자들이 스스로 만든 전장에서헤어나지 못하는 동안, 그들이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기회를 찾은 것이야 말로 애플의 진정한 저력이 아니었던가 한다.[LG경제연구원 손민선 책임연구원]
2010/02/22 10:15 2010/02/22 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