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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09 빅뱅 방식 차세대시스템 구축, 외국에서도 통할까?
최근 완료된 국민은행의 차세대시스템 사업은 여러모로 금융권에 시사하는 바가 컸습니다. 7천억원 내외가 투자된 대규모 시스템 구축사업인데다가 그동안 불문율처럼 여겨져왔던 빅뱅(Big Bang) 방식의 시스템 구축에서 벗어나 단계별 개발을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빅뱅 방식이란 쉽게 말해 한 번에 모든 시스템을 새로 개발해 동시 오픈하는 것을 말합니다. 성질급한 우리나라 국민성이 반영된 결과라고도 업계에서는 얘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금융권의 시스템 빅 뱅 사례는 쉽게 찾아보기 힘듭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빅 뱅 방식에 대한 회의론도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우선 빅뱅 방식으로 오픈한 금융권의 차세대시스템이 과연 투자대비 효과를 거뒀느냐에 대해 의문이 남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짧게는 1년에서 3년까지 걸리는 빅뱅 방식의 개발은 개발자는 물론 현업에 이르기까지 조직에 끼치는 피로도가 상당합니다. 지속적으로 투입됐던 개발자들이 프로젝트가 끝나고 다시 현업이나 지원조직으로 배치되기도 하는데 여기에 잡음이 끼어들 여지도 많은 상황입니다.

특히 최근들어 시스템의 유연성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도 빅뱅 방식 도입을 저어하게 하는 점입니다.

모바일 등 금융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유연성 있는 시스템 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일반화됐던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의 다운사이징의 최대 목표가 바로 이러한 유연성 확보였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빅뱅 방식은 국내에서 좀처럼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물론 현재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있는 증권사들과 부산은행과 대구은행과 같은 지방은행들은 빅뱅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단기간에 완성도 높은 시스템 구축을 위해선 한번에 모든 것을 개발해 오픈하는것이 효윻적인데다 비용도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펼쳐질 넥스트 차세대의 경우 더 이상 빅뱅 방식을 찾아보기 힘들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공통된 시각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빅뱅 방식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까요.

어제 SK C&C의 프레임워크 관련 소개의 자리가 있었는데요. 여기서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습니다. 우선 빅뱅 방식의 시스템 개발이 사라질 것이라는 점에 대해선 의견이 비슷하더군요.

다만 빅뱅 방식이 사양길에 들어서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물론 국내서는 그렇지만 미국과 같은 해외에서는 여전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입니다.

먼저 부연설명을 하자면 글로벌 금융사들의 경우 그동안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필요할때마다 관련된 모듈을 개발해 붙이는 방식을 고수해왔습니다. 자연히 여러 시스템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상태입니다.

과장되게 얘기하자면 누더기처럼 시스템이 합쳐져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이들 은행들 사이에서도 시스템 업그레이드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글로벌 은행들의 IT시스템이 노후화된데다 새로운 환경변화에 발맞춰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는 고민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IT인프라에 그동안 고수했던 필요 시스템을 개발해서 다시 붙이는 것은 그동안 해왔던 일들이 그대로 반복될 뿐입니다.

따라서 여기서 빅뱅 방식이 재등장합니다. 기존의 노후화되고 누더기처럼 덕지덕지 붙어있던 시스템을 일거에 새로운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방법입니다.

따라서 빅뱅 방식에 대한 노하우가 차고 넘치는 국내 IT업체들이 글로벌 금융사들의 IT시스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에서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이 SK C&C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물론 이는 내부적으로 나오는 의견이며 공식적으로 빅뱅 방식의 해외 수출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듣기에는 그럴듯해보였습니다. 국내에서 사양길에 접어든 빅뱅 방식이 다시 외국에서 불붙는다면 우리로서도 다양한 기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금융사들의 IT수준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습니다. 예의 성질급한 국민성 때문에 초단위 트레이딩 시스템은 물론이고 빠른 대응과 시스템 개발 속도는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전자금융거래 분야에 있어서는 인정받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수준입니다. 실제로 외국계 은행의 경우 국내에서 적용되고 있는 CRM 시스템을 모든 나라에 보급할 것을 검토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걸림돌도 있습니다. 사실 국내에서야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의 오픈환경 전환이 빠르게 이뤄졌지만 외국의 경우는 아직도 메인프레임 환경의 주전산시스템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국내 은행보다 보수적인 IT투자기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입니다.

국내 IT업체의 빅뱅 방식 수출에 있어서도 언어 문제와 프로세스의 상이성이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IT서비스업체들의 인지도 부족도 문제입니다.

어쨌든 빅뱅 방식의 글로벌 은행들에 대한 수출은 아직은 아이디어 차원입니다. 하지만 몇가지 조건만 완비된다면 충분히 가능성은 높아보입니다. 과연 글로벌 유력 은행들이 빅뱅 방식으로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진행할 때가 올지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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