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IT서비스 수출, 선봉에 서다] LG CNS 김대훈 사장 “2020년까지 해외매출 50%”
IT서비스업계가 세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시장은 이제 대형 IT서비스업체들의 경영 화두가 되고 있다.
물론 오래전부터 국내 주요 IT서비스업체들은 해외 시장에서 나름의 성과는 거둬왔다. 하지만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개념에서 비교적 여유로운 접근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비장함과 절박함이 묻어난다. 어차피 국내 IT서비스 시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목표치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동남아, 중국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의 범위도 크게 넓어졌다. 특히 요즘처럼 세계 경제침체의 영향으로 인해 해외 IT서비스 시장의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감수해야하는 상황이라면 IT서비스업체 CEO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딜라이트닷넷> 창간 2주년을 맞아 국내 주요 IT서비스업체의 CEO들이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어떠한 전략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해보고자 한다.<편집자>
LG CNS 김대훈 사장의 이미지는 '전형적'이라고 표현할만큼 조용하다. LG의 문화가 그렇듯 그도 조용하면서도 강함을 추구한다.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하지만 결과적으론 '콜롬비아 보고타 교통카드시스템' 사업처럼 뚜렷하게 기억될만한 초대박을 떠뜨리는 게 LG CNS의 스타일이기도 하다.
최근 개최된 LG CNS 워크숍에서 김대훈 사장은 7개 해외법인장들을 비롯한 해외사업 담당자들을 한데 모았놓고 “우리 회사 해외사업의 첨병으로서 꿈을 만들고, 이루어 간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LG CNS는 현재 전체 매출의 10% 수준인 해외 사업 성과를 2020년에는 약 50%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말이 쉽지, 막상 이러한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LG CNS는 해외 시장에 대한 정치한 중장기 비전이 필요하다. 또한 이와 함께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한 내부의 혁신적인 변화도 동시에 이뤄내야 한다.
김 사장은“다양한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의 성공과 함께 검증된 자체 솔루션 및 플랫폼을 국가별 맞춤형으로 개발, 지속적인 글로벌 사업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재 LG CNS는 해외 IT서비스시장 개척을 위한 다양한 SOC(사회간접자본)투자 사업은 물론 현지 합작법인, 아웃소싱 개발 등 글로벌 IT서비스업체로 도약하기위한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 IT서비스 시장에 대한 김사장의 의지는 취임 초부터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지난해 7월, 김 사장은 취임이후 가졌던 첫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일본, 미주, 중동, 인도, 동남아, 유럽 지역 등 7개의 해외 거점 시장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발표했고, 이 계획은 완성됐다.
올해 초 시무식에서도 김 사장은 “올해를 LG CNS가 비전 2020 실현을 통해 새롭게 도약하는 원년이다. 해외진출을 더욱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이러한 김 사장의 약속은 올해 7월, 3000억원 규모의 '콜롬비아 보고타 교통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하면서 결실을 맺어졌다. 특히 '2020 비전' 실현을 위한 한 축인 해외 사업에서 선포 원년에 초대형 사업을 수주해 의미가 더 컸다.
LG CNS 본사(서울 회현동)를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 안내 전광판에는 끊임없이 콜롬비아 수주 소식이 올라왔고, 김사장의 격문은 임직원들의 사기를 크게 북돋웠다.
“우리가 오래 전부터 준비해온 콜롬비아 보고타 교통카드 사업을 수주했습니다. 그 동안 LG CNS가 축적해온 경험과 새로운 솔루션, 그리고 여러분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해외에서 계속 좋은 소식이 들어올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응원을 부탁 드립니다”
이 사업은 보고타 시내의 모든 버스와 버스전용차로 정거장들을 단일 환승시스템으로 통합하고 운영하는 프로젝트로서, 총 사업규모는 IT서비스 분야에서만 3억 달러(한화 약 3000억 원)에 이른다. 이는 1987년 LG CNS 창사 이래 단일사업으로는 최대 규모로, 국내 IT서비스분야 해외 수출 사례에서도 보기 드문 ‘초대형 사업’이다.
앞서 지난 2000년대 초, 서울 교통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바 있는 LG CNS의 노하우가 글로벌 시장에서 평가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한편 LG CNS는 글로벌 파트너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대규모 B2B 사업을 개발하는 등 글로벌 사업 기반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특히 LG CNS는 해외 공공IT 시장에 관심이 크다. LG CNS는 전통적으로 국내에서 공공 IT서비스분야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많이 올렸는데 해외 사업에도 이같은 강점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전자정부시스템, 교통카드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공공IT분야의 경우, LG CNS는 지난해 6월, 몽골 최대 규모인 180억 원 규모의 IT사업인 울란바토르 EIN (Emergency Information Network, 긴급구조망)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함으로써 역량을 입증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LG CNS는 시스템 분석과 설계는 서울과 몽골에서, 개발은 LG CNS 중국 개발센터에서 담당하는 ‘삼원(三元) 시스템’을 시도함으로써 IT서비스업계에 큰 관심을 모았다. 해외 SI사업 최초의 시스템 공동개발이었기 때문이다.
LG CNS는 올해 1월, 일본 금융그룹인 SBI그룹과 합작법인 ‘SBI-LG시스템즈㈜’를 설립했다. 이는 해외 IT업체와의 수평적인 협력이 아니라 현지 금융업체와의 협력이란 점에서 의미가 컸다.
실제로 해외 IT컨버전스(융합)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이같은 접근방식이 필요할 수 있다. 김 사장은 “일본 시장은 제조, 서비스 등 국내 모든 기업이 진출하기 가장 어렵다. 특히 금융IT시장은 사업 성격상 다른 어느 분야보다도 진출이 어렵다"고 합작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대훈 사장은 취임 이후부터 지금까지 현장 방문을 중시한다. 물론 현장을 중시하는 것이 LG의 전통적인 경영 문화이긴하지만 김사장은 특히 현장 실무자들과의 직접적인 교감을 중요하게 청취한다. 프로젝트의 성패가 현장에서 결정된다는 신념때문이다. 국내 사업장뿐만 아니라 중국, 미주, 인도 등 해외 사업장도 예외가 아니다.